나의 이야기

SNS 플랫폼 개발 회사와 인사이트

Megan Son 2020. 11. 2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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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회사를 그만두고, 몇 주의 휴가 기간을 가졌다.

회사를 퇴사하게 되면서 그 동안 밀려 있던 휴가를 한 달 가량 사용 했던 걸로 기억한다.

휴식을 취하면서 너무 행복했다. 그 동안 출퇴근 거리가 너무 힘들었고, 휴식을 취하게 되니 다시 일을 시작할 자신이 없었다. 일을 함으로 즐거움과 보람도 있었지만, 그만큼 스트레스 받고 예민해지는 부분이 많았기에..

쉬면서 여유로움에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한 번도 쉬지 않고 오래 달려 오는 동안 망가졌던 몸과 마음을 추스리며 그 동안 정리하지 못했던 것들도 정리했다.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중고로 판매하기도 하면서 번개장터를 자주 이용하였는데 공동 구매를 하는 사람들을 발견했고 나도 저런 것을 한 번 팔아볼까? 라는 생각이 들어 이베이, 알리익스프레스, 타오바오 등의 사이트에서 물건을 사다가 한 두개를 판매 해보았다.

처음엔 쏠쏠 했다. 하지만 일부 물건들이 구매 사이트와 설명과 다른 경우가 많아(구매 사이트의 설명 그대로 나도 상품을 올렸기에) 공동 구매를 해간 사람들의 컴플레인이 이어졌고, 당시 멘탈이 약했던 나는 구매한 사람들에게 안 좋은 이야기를 한 번이라도 듣는 것에 너무 스트레스 받아 바로 판매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아, 이렇게는 도저히 못 팔겠다. 이런 스트레스를 감당하면서 한 두푼 벌려고 하는 일은 아닌데 라는 생각에 바로 판매를 그만 두었고, 거의 일년 여 만의 휴직 끝에 다른 회사로의 입사를 시도하게 되었다.

그렇게 입사 시도를 하자마자 연락이 온 SNS 플랫폼 개발 회사에 바로 면접을 보러 갔고, 다른 회사를 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입사를 하였다.

이름 들으면 알만한 유명한 게임을 만든 사람이 회사 사장이었다. 당시 스포츠 구단도 가지고 있었고, 국내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굉장한 부자라 하였다.

나는 그에 대해 잘 몰랐지만, 그 사장과 최종 면접을 보았고, 입사를 하고 나서 그에 대해 차차 알게 되었다.

회사는 강남에 위치해 있었고 첫 인상은 굉장히 독특했다. 14층인가? 에 위치해 있던 커다란 사무실 안에 가운데 원형 계단이 위치한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디자인의 복층 구조였다.

오픈된 공간에, 맥북에, 다들 자유로운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내가 들어가게 된 팀에는 기자 출신의 회사 경험이 없는 괴짜 기획자가 있었는데 그는 집에 가지 않고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그는 기자 생활을 하면서도 집에 가지 않고 외부에서 철야를 하고 숙식을 해결하며 취재하고 기사를 썼던 것이다.

업무 적응할 시간도 없이, 입사 첫 날 부터 그는 나에게 당장 급하게 이러한 데이터가 필요하니 지금 뽑아 달라 하였던 걸로 기억한다.

사실 개발자 뿐만 아니라 모든 직장인은 새로운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면 업무 적응 기간과 인수인계 과정을 최소 한 달에서 몇 개월은 거쳐야 한다.

하지만 그는 직장 경험이 전무했다. 게다가 집에 가지도 않았다.

나는 업무 종료 시간 6시에 정시 퇴근 하기를 원했고.

그는 내가 아침에 출근하면 바로 불러 본인이 어제 데이터를 직접 뽑아 보았다며, 나에게 보여주고 숨막히게 하곤 했고 그게 거의 매일 반복되었다.

나중에 추가로 알게 된 사실인데, 그 사람 밑에서 일을 하던 사람 중 한 명은 퇴사를 하였고 또 다른 한 명은 그 사람의 카이스트 후배 였는데, 다른 팀으로 옮겨 갔던 것이다.

그러한 것을 전혀 모르던 그 시절의 나는 저 사람은 대체 왜 날 뽑아서 퇴근도 하지 않으며 저렇게 괴롭히는 것일까, 그럴 거면 계속 혼자 업무를 하지.. 라는 생각을 하였던 걸로 기억 한다.

그러다가 게임 업계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던 사장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사람들을 사무실 한 가운데로 불러 모으더니, SNS 플랫폼 서비스를 접고 갑자기 게임 개발 회사로 전면 전환하겠다며 선언 하였다.

SNS 플랫폼에서 개발팀은 완전 사라졌고 안드로이드, 아이폰, 서버 개발자들은 전부 다 조용히 약간의 위로금과 함께 정리 해고 되었고 나를 포함한 일부 서버와 디비 개발자들만 남아 게임 개발 업무를 맡아 하게 되었다.

참 이상했다. 그렇게 완전 게임 회사로 전환이 되었음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게임 스튜디오(게임 회사에서는 팀이라고 부르지를 않고 스튜디오 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이 때 처음 알았다.)가 사라지고 생기고, 사람들이 조용히 나가고 들어오고가 반복되었다.

총 근무 기간은 일년여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가고 들어오고, 팀이 생기고 사라지고가 반복되었는지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사장과 동문의 서울대 출신, 카이스트 출신이 널리고 널린, 이상하고 스펙타클한 회사였다.

그렇게 나도 새로 인사팀이 들어오게 되고 스튜디오 하나가 통째로 정리 되면서 결국 그 회사를 나오게 되었고, 그 때 경험하였던 많은 새로운 기술을 가지고 앞으로의 회사에서 더욱 쉽게 적응을 할 수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7~8년 전에 배웠던 기술들을 아직도 지금의 회사에서는 나름 앞선 기술이라고 사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앞으로 입사하는 모든 회사에 쉽게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준, 고마운 경험과 인사이트를 선사해 준 회사로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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